0.
아... 그래서 내 캐가 자길 구해준 키리타니 유고를 아빠 대신으로 생각하면서
키리타니 유고에게 도움이 되기 위해서"만" UGN에서 일하는 UGN 일본지부 칠드런인데,
내... 내가 졈화를 해서 "추락하는 희망"을 정사로 보냈다고...?
1.
아니 저는 진짜.... 리바이어선 토벌전이라길래 당연히 정사 리바이어선 토벌전인 줄 알았죠!
그래서 얘... 얘를 토벌하면 여기 어떻게 되는 거야? PC들 중 하나가 지부장 대리를 맡으려나... 후지겐씨가 있으니까 괜찮으려나....
그런 생각만 했단 말이죠?
아니...
아니 엔라에서 길단이 찾아올 줄은 몰랐어요...
그것도 졈화를 해서.
그것도 우리를 너무 아껴서 우리가 절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세계를 망가뜨리겠다고 할 줄은 전혀 몰랐다고요....
2.
사실 추별(저희 탁에서는 "추락하는 희망"을 "희망"을 "별"과 동치하여 추별이라고 부릅니다)...
그를 마주하기 전까지는 키리타니 유고 폭주졈화 하는 걸 보면서 어떤 말을 해야하지...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사실 길단에게 마이가 할 수 있는 말은 언제나 정해져 있어서 캐입이 어렵진 않겠습니다만, 그것보다는 이즈루씨에게 무슨 말을 하지, 이런 생각을 하고 있었네요.
2-1.
여기서 센리 이즈루와의 관계를 설명하자면...
제 PC가 아버지라고 생각하며 따르는 키리타니 유고의 친구이자, 전 "홈" 칠드런 교관이셨기 때문에 일본지부 칠드런인 마이가 은사님과 비슷하게 생각하는 어른인데요,
FH의 계획(그 계획을 알고도 제대로 말해주지 않았던 게 PC중 하나인 릴리스고요,)으로 맡고 있던 칠드런의 대부분이 사망하는 사건을 겪어 교관을 그만두셨다는 설정이십니다. 마이는 그 사건에서 살아남은 생존자고요.
이즈루 씨는 퓨노이인 만큼 사건을 막지 못했다는, 올바르지 못한 선택을 하셨다는 죄책감을 가지고 있지만 마이는 아마 이즈루 씨에게는 그것이 최선의 선택이었을 거라고 믿기 때문에 딱히 원망하지도 어떻지도 않습니다. 그래서 현재는 교관이 아니라 N시 지부장을 맡고 계신 이즈루씨 역시도 잘 따르고 존경할 만한 어른이라고 생각하거든요.
마이에게 센리 이즈루는 키리타니 유고 다음으로 믿을만한 판단력을 가진 어른이고,
때문에 그의 판단은 거의... 본인의 판단을 거치지 않고 그대로 믿어버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뭐, 칠드런이라 상부 명령에 절 대 복 종 하는 이유도 있겠지만... 일단은 그래요.
2-2.
그래서 말입니다,
"Páros" 센리 이즈루 - 昨日 21:29
"마이." 아이의 어깨에 손을 짚습니다.
"우리는 선택했어. 그러니⋯그 결과도 직접 직시해야 한단다."
"다만 빠르게 도달하려는 것은, 마음을 놓지 않는 것은⋯최선을 찾기 위한 것이지."
흔들리는 동공을 보았습니다. 하지만 멋대로 기대를 거는 건 역시 이기적인 걸까요.
여기서 중압 폭주 둘 다 걸린 BS. 상태 마이가 들은 것은 "최선을 찾기 위한 것,"이라는 구절이었을 것 같은데요. 이것도 충동이 망상인 마이에게는 "그러지 않을 가능성이 있을 것이다,"로 들렸을 것 같아서.
때문에 아마 정사 키리타니가 졈화한 거였다면...
최선을 찾을 수 있을 거라고 말씀하시지 않았습니까...< 라고 말하면서 이즈루를 봤을 것 같아요 주변 칠드런의 대부분이 몰살당하는 걸 봐놓고도 이즈루를 탓하지 않았는데, 키리타니 폭주졈화를 앞두고는 이즈루를 탓해버릴 것 같다는 생각을 했음...
그런 의미에서 추별이 타 스테이지 출신인데다가,
그게 전부 우리 탓인데다가,
마지막... 추별 졈화의 쐐기를 마이 본인이 박아버린 점은 다행이라고 해야겠습니다.
남탓 할 필요가 없어....
3.
그리고 마이에게 릴리스는 진짜 위험한 존재구나... 라는 걸 깨달았어요.
추별 마주하기 전에도 충동질 하는 것도, 엔라스테에서 결국 릴리스의 충동에 넘어가버린 마이가 졈화해서 세계 멸망시켜버린 것도...
아.. 우리집 아기 선악과 릴리스가 걸어다니는 난이도 14짜리 충동판정이라고...
근데 내가 의지판정 다이스 2개일 뿐이라고...
이건 릴리스가 그냥 수상한 레니빙이어서가 아니라, 하필이면 키리타니 유고의 복제체라서일 겁니다. 그나마 이제 리바이어선의 뇨타(...)라서 덜 타격이 있는 거지, 동일한 모습의 복제체였다면 더 빨리 넘어갈듯...
4.
사실 엔드라인에서 결국 릴리스의 유혹에 넘어가버린 것도 말이죠...
키리타니 유고의 뜻을 이루기 위해서, 그를 돕기 위해서 움직이는 칠드런인 마이였던 만큼, 릴리스가 "복수하고 싶지 않나요?" 라고 물었을 때...
마이는 "자신이 복수하고 싶은가?"보다는 "키리타니 유고에게 복수가 필요할까?" 이걸 먼저 생각했을 것 같아요. 마이에게는 신념도 무엇도 없는 상태로 맹목만이 존재하므로, 모두가 죽어가는 상황에서도 키리타니 유고와 함께 싸운 이유는 "그가 포기하지 않았고 싸우기 때문"이니까...
다른 PC들은 본인의 뜻을 위해 키리타니 유고와 싸우지만 마이는 실제로 키리타니가 아니고서야 안 싸웠을 거라서 너 때문이야< 가 딱히 틀리지도 않다는 게 좀 마음이 안좋네요...
그리고 모두가 죽고 릴리스와 나, 그리고 키리타니 유고만 살아있는, 게다가 키리타니의 로이스가 몇 남아있지 않은 진짜 최악의 최악의 최악의 상태였던 그 순간... 상기했듯 충동이 망상인 마이는 이렇게 판단했을 겁니다. "UGN은 이미 최악의 사태로 들어섰다. 그렇다면, 상대도 똑같은 상태로 만들어버리면, 유고 씨는 안전할 거야." 이것이 세계를 멸망시킨 이유가 되겠습니다.
키리타니 유고를 지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죠. 공멸하기.
그리고 키리타니를 올바른 세계로 보내서, 이런 상황을 막아내기...
4-1.
정사보다도 더 죽음이 만연한 엔드라인의 UGN.
오버드는 언제 죽어버릴지 모르는 것이니 죽음은 두려운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던 마이.
마이는 오버드의 삶에는 어떤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을까요?
나를 살리기 위해 나를 지키고 죽어간 호무라나 이즈루, 베니네를 보면서... 내 삶의 가치에 대해서 생각했을 것 같아요. 물론 마이는 그 가치를 결국 찾지 못하고 결국 키리타니 유고에게 덮어 씌웠을 듯 싶습니다.
당신만 살면 모두의 죽음은 개죽음이 되지 않으니까. 당신이 살면 그 모든 죽음이 의미를 가지니까.
UGN 소속의 모든 존재들에 가치를 매긴다면, 결국 키리타니 유고 당신이 가장 가치있는 존재일 테니까...
그러니 살리는 수밖에요.
모두의 죽음이 의미를 갖는 방법은 당신이 뜻을 이루는 것뿐이니까.
아마 마이의 마지막 로이스는 "키리타니 유고와의 일방적 약속"이었을 테고요,
그가 살아가는 것과 내가 곁에 있는 것은 결코 동반될 수 없음을 깨닫는 순간 졈화했을 것 같아요.
'아, 나와 같이 휴가를 보내자는 약속, 절대 못 지키겠구나...'
왜?
이대로라면 유고 씨가 유고 씨가 아니게 될 테니까...
그걸 막기 위해서 남은 불씨는 나밖에 없으니까.
그게 키리타니 유고를 결정적으로 절망시켜 졈화시킬 거라고는 생각 못했겠지만...
이것마저도 망상같아서 좋네요.
저 좋을 대로 받아들여버린 게...
5.
그리하여,
우리는 "추락하는 희망"과의 전투를 계속하게 될 텐데요...
마이는 이 기억을 보여주는 미러 마이를 보며 어떤 생각을 했을까... 하는 생각을 지금 좀 해봅니다.
마이의 코드네임 "무한거울"은...
엘리베이터에서 마주보는 거울의 무한한 상이 늘어서 있는 도중, 그 중 단 하나의 상이 너를 정확히 바라보며 눈을 맞춘다... 마주 보아라, 그것이 무엇인지.
이런 의미로 지었는데요,
그것이 무엇인지 인식할 때가 되었다고 생각해요.
약간...
아...
마이는... 자신의 맹목적인 애정이 키리타니 유고에게 어떤 무게가 되었을지를 좀 생각하게 된 면이 있을 것 같아요.
당신을 위해서 살겠습니다, 라는 말이 결국 그를 절망하게 했다는 걸... 엔라 마이는 모를 테지만(졈화했으니,) 지금 이 마이는 알 수 있을 테니까...
그런 이야기를 하고 싶네요
누군가를 위한다는 건 누군가를 위해 살지 않아도 충분히 할 수 있다는 거...
그게 "당신은 그 날 구조받지 않았어야 했습니다." 라는 말을 한 남자에게 해줄 수 있는 마지막 위로가 될 것 같고....
아... 일단 그렇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