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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자신이 하루히를 견디게 만들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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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자면 그의 삶은 제법 야생의 어린 짐승같은 구석이 있었다.
허허벌판 눈 나리는 설원에서 홀로 두 사람 몫을 짊어진 채-뒤에 업힌 새끼 짐승은 어느샌가 그 등에서 내려 제 발로 걷고있었음에도- 그는 생존하여야 했다. 신중하여야 했고, 문제가 일어나지 않도록 사위를 살펴야 했다. 무턱대고 움직여서는 안 됐다. 한 발 늦더라도 돌다리를 두드려야 했다.
생존을 위한 삶은 결코 비겁하지 아니할 수는 없는 법이다.
일이 일어날 것을 막을 수 없다면 결국 일어나 누군가 쓰러질 때까지 기다려야 했고, 두드리지 못한 돌다리라면 누군가가 밟고 물에 빠질 때까지 기다려야 했다. 한 발 느린 발걸음으로 급히 나서다 쓰러진 이들을 밟아가며 천천히, 안전한 길을 택해야 했다.
요컨대, 호즈노미야 후유키는 비겁했다.
살아남기 위한, 혹은 그보다 더 사소하고 저열한 이유에서 비롯된 이기심이 심장 안에 표출되지 못한 채로 그득그득 시꺼멓게 쌓였다.
그리고, 지금껏 지내온 삶의 잔재로써 후유키에게 녹슨 채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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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을 가장 잘 아는 것은 당연 하루히였다.
지금껏 떨어져 지낸 세월만큼을 채워낼 만큼 영민한 머리로 빠르고 진득하게 생각하며 뒤에서 지켜본 세월이 얼마인가. 어리고 해롭지 않은 피보호자의 얼굴을 하며 후유키의 곁에서 울고 웃는 체 하며, 그는 후유키 스스로도 모르는 그 민낯에 대해서도 파헤칠 수 있었다.
아.
그는 후유키의 비겁하고 이기적인 면모를 모를 수가 없었다!
지리하게 완고하여 꺾일 줄도 모르고, 미련하게도 비겁하여 포기당할 줄도 모르는 채 몸을 숨기고 책임을 피하고 싶어하는, 사고를 치고 부모에게 알려지기 싫어 옆에 있는 아이 탓을 하는, 꼭 다섯 살 어린애 같은 이기심이 그 애에겐 있었다. 자신을 ‘그런’ 눈빛으로 쳐다보면서도 자신은 이 관계의 피해자라는 양, 상처받은 것은 저 뿐이라는 양 발을 살짝 걸친 채 굴고 있지 않은가. 마치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처럼.
후유키의 비겁함은 그런 종류여서 더욱 성가셨다.
후유키는 사랑에서마저도 유치하고 미련한 이기주의자였기에 누군가가 앞에서 사랑을 절절하게 고백하고 그 격통 속에서 침잠하는 모습을 먼저 보여주지 않는 한, 그 애는 자신 속에 있는 감정이 사랑이라 말하지도 않는 것이다. 아니, 그리 생각하려고 들지도 않는다. 사랑은 사람을 약하게 만드니까. 적어도, 후유키 스스로는 그렇게 생각하니까. 비겁하게 숨어버리는 것이다.
하루히는 그런 후유키를 싫어하지 않았다. 성가시지 않았음은 거짓이겠지만, 정말, 정말로. 이기적인 그를 얼마 안 남은 제 삶 바쳐 충실히 기다렸을 뿐이다. 후유키는 모든 것에 한 발 늦었으니까. 먼저 가서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다.
애정이란 참 우습지. 하루히는 계속되는 겨울 공기에 대고 속삭였다.
“ 요즘 왜 그…는…? ”
나즈막한 목소리가 채 명확히 울리지도 못하고 의식 속으로 끊어졌다.
후유키는 어느 겨울-사실, 이 모양이 된 세계에서 계절따위는 전혀 중요하지 않다지만-, 갑자기, 심장께가 꽈악 죄어드는 것을 느꼈다.
통증은 없었으나, 그렇다고 아무렇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숨이 갑자기 턱, 막혀오는 통에 나무로 된 마루를 소리없이 타박타박 걷다가 멈춰서 숨을 골라 쉬었다. 심장이 멈춘 듯, 혹은 심장이 너무 빨리 뛰어 숨이 가쁜 것 같았다. 익숙한 감각이다. 무언가 잘못했을 때 느끼는 감각. 가만히 있어도 모두가 자신을 탓하고, 또한 발밑이 꺼지는 듯한ㅡ 불안함에 가까웠다.
곧 증상은 사라졌지만, 후유키는 가슴 주변이 줄곧 불편하다는 감각에 사흘정도 사로잡혀야 했다. 이런 증상이 있을 때는 습관처럼 하루히가 떠올랐다. 그가 가진 심장병 때문인지 어떤지는 몰랐다. 자신은 그 애만큼 아프지도 않은데, 감히 그 애를 겹쳐보는 건지.
그런 생각을 할 즈음에는 제 시야 구석에 무언가가 반짝, 하고 빛났다. 다가가지 않아도 그는 알 수 있었다. 하루히였다. 정확히는 그의 초록색, 환하고 진한 색 눈동자였다. 그렇게 자각하고 나면 녹색 빛이 제 세상에 가득이었다. 자신을 탓하지 않는 눈. 그저 사실을 그대로 내비치는 것만 같은 연두색 눈동자.
지붕에서 뭉친 눈이 무게를 못 이겨 퍽, 하고 바닥에 한꺼번에 쏟아지는 소리가 났다.
그러고 나면 꿈이었다.
후유키는 요즘 들어 이런 꿈을 종종 꿨다.
정확히 말하자면 이런 꿈을 꾸며 간헐적으로 깨기 시작했던 때를 기준으로 사 주 정도 지났다. 살다 살다, 악몽을 꿀 게 없어 이런 꿈을 꾸나. 그런 허튼 생각을 하며 다시 눈을 감았지만, 잠에 들지 못하고 새벽에 마당을 서성거리던 것이 며칠간 반복되었다. 매일은 아니었지만, 한번 꾸면 사흘은 후유증이 갔고, 그리고 일주일 있다가 다시 나흘을 연달아 꾸었다. 그렇게 한 달 가까이의 시간이었다.
“ 짜증나게…. ”
그는 그래도 비교적 체력이 없는 편은 아니었으나, 그래도 한번에 사흘을 날밤을 새게 되다보니 졸린 건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수면부족으로 인해 문득문득 대답이 늦거나, 낮에 조금씩 졸다가 깨는 것은 하루히에게 빠르게 발각되었다. 애초에 밤에 끌어안고 있던 옆사람이 살금살금 일어나는 것을 눈치채지 못할리도 없었다.
그는 마당을 걸어다니던 후유키를 긴 팔로 잡아 끌어내렸고, 얼마 되지 않는 힘에도 후유키는 별 저항없이 마루에 걸터앉았다. 콩, 하고 무게감 없는 소리가 났다. 그 옆에 소리없이 앉은 하루히가 다시 한번 후유키의 어깨를 잡아 제 다리께로 휙 끌어내렸다. 무심한 손길이었지만, 바닥이 아니라 제 허벅지에 머리가 푹신하게 부딪히도록 세심하게 조정된 손길이었다.
어리둥절한 낯으로 눈을 몇 번 끔벅이며 하루히를 올려다보면,
하루히는 무심한 얼굴로 후유키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괜….”
“괜찮다고 말하지마. 안 그런 거 뻔히 아니까.”
후유키는 몸을 일으키려다가도 포기하고 얌전하게 굴었다.
그는 입을 다물고 반쯤 감긴 눈으로 새벽 어둠에 잠긴 연두색 눈동자를 가만히 올려다보고 있었다. 왜 안 자고 있어? 내가 깨웠니? 말이 느렸다. 후유키는 졸린듯, 아닌듯 했다. 하루히는 알았다. 후유키는 하루히가 아니라 그의 눈동자를 보고 있었다. 헛것을 보면서 시선을 마주치는 것처럼, 홀린 듯이 자연스럽게. 하루히는 그런 후유키를 보며 숨 내뱉듯 한숨 쉬었다. 무슨 말을 듣기는 글렀다 싶었다. 하긴. 줄곧 잠들지 못해 반쯤 잠들어있는 것이나 마찬가지인 사람에게 무슨 이야기를 듣겠어. 하루히는 눈에 젖어 평소보다 더 구불구불한 후유키의 머리카락을 살짝 걷어주었다. 이래서 애정이란 우스워. 의미없는 시간 낭비를 꼭 하게 만들고.
알아?
알고 싶어. 후유키는 또 꿈을 꾸고 있는 것 같았다.
멍하니 눈 떠있던 그는 하루히의 손길이 부드러워 눈을 감았다가, 결국 참지 못하고 다시 눈을 떠 하루히의 눈을 가만히 응시했다. 또 그 꿈을 꾸고 싶은 것처럼.
날씨는 추웠고, 하루히는 눈이 멎었다 내렸다 하는 날에 대청마루에 앉아 무릎을 빌려줄 정도로 추위에 강한 사람은 아니었다. 그는 얼굴을 발갛게 물들이고 있었다. 난방을 하고 있으니 방 안에 들어가면 볼이 간지러울 터였다. 아니면 감기에 걸려 호되게 앓아눕거나. 하루히는 생각했다. 내가 앓아누우면 걱정할 건 자신이면서.
차가워. 후유키는 느리게 팔을 들어 하루히의 볼을 감쌌다. 저도 밖에 있던 것이 오래 되어 손이 얼어 따뜻하지 않았다. 하루히는 그 손길을 바라보다가, 볼에 얹은 손을 떼어내 자신의 손에 쥔 채로 가만히 내려다보고 있었다.
알아. 그 말에 후유키가 잡은 손을 마주 쥐어왔다.
“하루히.”
“나는, … ”
“자꾸 저지른 잘못을 숨기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야.”
동이 터오는 하늘을 보며 후유키가 느릿느릿 한 마디씩 속삭였다. 그리고, 너는 내게 책임을 묻고. 잊을만 하면 이어지는 문장에 하루히는 고요한 눈밭에 박혔던 그대로 시선을 내렸다. 꿈에서 네 눈이 나를 혼내는 것 같아. 조용히. 정말? 그래? 하고 되묻고 있어. 하루히는 그 말을 가만히 듣고 있었다. 그런데 네가 무엇에 대해 혼을 내고 있는지 모르겠어.
후유키는 하루히의 무릎을 베고 누워있다가, 고개만 살짝 들어 하루히를 보았다. 눈은 줄곧 맞추고 있었지만, 제법 오랜만에. 하루히는 여전히, 그가 하는 이야기를 가만히 듣고 있었다. 그래서, 계속 생각하고 있었어. 그리고 하루히는 그 말에 결국 허탈함에 가까운 웃음을 터뜨렸다. 후유키는 의아한 듯 했다.
“ 뭘? ”
“ ……. ”
“ 무엇을 생각하고 있었는데? ”
후유키는 이내 입을 다물었다. 잠들지 않은 채로. 하루히는 조용히 혀를 내둘렀다. 그는 이것이 후유키의 또 다른 비겁함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는 그가 이미 알아내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그 답을 인정하기 싫어, 그 고집 한사코 꺾을 수 없어 피하고 피하다 끝끝내 다다른 것이 이 악몽인 셈이다.
아아. 참….
이 얼마나 미련하고, 이기적이며, 어리숙한지….
내가 널 눈감아 주겠다고 한다면? 지금껏, 네게 그래주었던 것처럼. (내 시간 전부 바쳐.) 너를 견디고, 참아준다면. 무감하게, 혹은 신경질적으로 달래는 말은 입김마냥 허공에 부옇게 흩날렸다. 후유키는 이내 몸을 돌려 하루히의 배허리께에 고갤 묻었다. '그게 네 애정이니까.' 어깨선을 넘어 흐트러진 곱슬거리는 머리카락이 허벅지에 묵직하게 부벼졌다. 내리는 눈은 조용했다. 힘 빠져 무거운 팔이 허리를 감싸왔다.
후유키는 하루히에게 고갤 묻은 상태로 한참을 그렇게 있었다. 어리광을 부리듯이.
그는 그런 후유키의 젖은 머리카락을 찬 손가락으로 가닥 가닥 빗겨주고 있었다. 눈이 내려 가득한 구름 속에서도 해는 뜨는 모양인지, 빛이 새어들어왔다. 영영 어두울 것 같던 새카만 새벽의 밤에도. 후유키를 사랑하며 언젠가부터였는지 기다리는 것이 익숙해진 그는 동이 트며 그들을 비춰오는 햇볕이 후유키의 검은 머리카락을 갈색으로 물들여놓는 것을 구경하는 것이 제법 좋았다.
지붕 위에서 녹은 눈이 그들 앞에 덩어리째 퍽, 소리내어 쏟아져 내려오는 것을 듣고 있었다.
“왜 이렇게 어려울까.”
길고긴 침묵을 깬 한마디였다. 이번에는 그다지 오랜 간극 없이 다음 문장이 흘러나왔다. 그냥 이렇게 있는 것만으로도 나는, …좋은데. 하루히는 숨 뱉듯 웃었다. 바보 같기 그지없었다. 후유키는 바보같은 말로 끝이 나지 않은 모양인지 고개를 묻은 채 말을 할 듯 말듯 입을 벌렸다 다물었다를 반복했다. 하루히는 그런 그를 보며 생각했다. 생각이 많은 건 가끔은 죄라고. 고갤 들어 나를 끌어안거나, 내 눈을 피하지 않은 채 입이라도 맞추면 될 텐데. 언제나 그 샛노란 눈은 거짓말을 할 줄 모르는데도 그의 고고하고 비겁한 후유키는 그 단순한 사실도 몰라 허튼 곳을 성실하게도 돌고 돌았다. 어쩔 수 없었다. 미련한 짓 견디지 못할 적은 애진작에 지났다. 그 기다림 끝에 그를 제 곁에 묶어뒀다.
응. 하루히는 대답을 채근하듯 한 번 고갤 끄덕였다. 알아. 후유키는 숨을 참고 있었던 모양인지 길고 얕게 뱉어내었다. 그 얼굴이 마주한 배에 온기 담은 숨이 닿았다. 미안해. 겁이 많아서 너를 속상하게 했어. 하루히는 그 말을 가만히 듣고 있었다. 몇 시간을 기다린 것 치고는 너무도 의미없는 사과였으니, 난 왜 네 앞에서는 서투른 것 뿐인지 모르겠어. 널 사랑하는 것만큼 내게 능숙한 것도 없었는데. 대답할 필요도 없었다. 정말로. 진정으로. 그런 생각을 할 즈음 마지막으로 한마디가 덧붙여졌다.
“내가 익숙해질 때까지 기다려줘. 조금만 더….”
하루히는 그 말에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그 갈색빛이 도는 검은 머리카락을 쓰다듬었을 뿐이다. 내 앞에서 능숙한 것이 있기는 했고. 하루히는 그리 대꾸하려다 말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후유키의 숨소리가 천천히 잦아들었다. 길고, 옅고, 부드럽게. 하루히 역시 눈을 가만히 감고 있었다. 후유키가 일어날 때까지. 어차피 기다림은 길었다.
조금 더 길어져도 괜찮았다.
끝이 온다면.
어차피, 바보같은 것은 후유키만이 아니었다.
사랑을 하는 이들은 전부 바보같기 짝이없었고, 하루히는 그 명제에서 스스로 벗어나지 않기로 했다.
나를 깨웠어야지.
후유키는 오전이 되어 잠시 눈을 떴고, 그때까지 제 허벅지를 내주고 있는 하루히를 보며 소리없는 비명을 질렀다. 네 탓이니까 어쩔 수 없어. 깨웠어도 못 일어났을 거야. 아직도 잠결에 발음이 정확하지도 않은 핀잔을 적당히 흘려 넘기고 하루히는 그의 손을 잡아 일으켰다. 제 다리도 먹먹한 것을 후유키까지 질질 끌고 억지로 도착한 방은 이미 온기 없이 차갑게 식어 부러 이불을 옆으로 가까이 붙여 누워야 했다. 이 시간에 누울 수는 없다며 느릿느릿 잠결에도 한사코 몸을 곧게 세워 앉으려던 그는 벌써 정오가 다 되었지 않냐는 웅얼거림이 채 입 밖으로 나오기도 전에 다시 수마에 끌려갔다. 후유키답게, 잠꼬대도 미련했다. 졸리면 더 자면 될 것을.
후유키가 먼저 잠드는 일을 보는 것도 오랜만이었기에, 하루히는 온전히 잠들기 전까지 그 얼굴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후유키는 오늘 밤에도 자다가 깰 것이다. 하지만 다시 잠들지 못하는 일은 없겠지. 그는 아마 아까의 그 한마디로 스스로의 마음속 무게를 반쯤은 덜어 뒀을 것이다.
하루히가 당연히 자신을 기다려줄 것을 아는 것이다.
그렇지 않은 척.
언제가 하루히가 자신을 포기해도 이상하지 않다는 것처럼 굴면서, 속으로는 단 한번도 의심해본 적 없을 것이다. 그가 자신에게 약한 것을 알고 있으니까. 그가 자신을 사랑하는 것을, 그는 모르지 않았다.
호즈노미야 후유키는 그렇게 비겁했다.
하지만 어찌하겠는가. 그의 이기적인 후유키는 오래동안 겁쟁이가 되어 생존을 위한 삶을 살았다.
그 삶에 남은 잔재를 한꺼번에 없앨 수는 없는 법이다.
그의 후유키는 끔찍하리만치 완고했고, 고집스러웠으니까.
사랑은 사람을 멍청하게 만들었고, 하루히는 조금만 더 그를 두고보기로 했다.
그는 자신이 하루히를 견디게 만들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는 하루히가 자신을 견디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지금은 그것으로 됐지 않은가.
이제는 온전히 부인하지도 못할 테다. 그가 얼마나 거대한 애정을 받고 있는지.
이 기다림의 시간이 하루히에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그는 제 곁에서 옅게 숨을 내쉬는 후유키를 품에 가득 끌어안았다. 그새 잠에 취해 열이 오른 후유키는 포근했고, 잠에서 깨어나지 않았다. 하루히는 그제야 은근한 수마가 제 몸을 덮쳐옴을 느꼈다.
눈구름이 걷힌 오전, 저택 바깥에서는 새가 지저귀는 소리가 들렸다.